1. 들어가는 글: 멈추지 않는 심장
사람의 심장이 멈추면 생명이 끝나듯, 위성의 전력이 끊기면 그 즉시 '우주 쓰레기'가 됩니다.
위성 시스템 엔지니어(SE)가 가장 보수적이고 치밀하게 설계해야 하는 파트가 바로 전력계(EPS: Electrical Power System)입니다.
"그냥 태양전지판(Solar Array) 큰 거 달면 되는 거 아냐?"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, 우주 환경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.
태양은 계속 움직이고, 지구 그림자(식)에 들어가면 칠흑 같은 어둠이 찾아옵니다.
오늘은 위성의 생존을 결정하는 두 가지 핵심 이론, 코사인 손실(Cosine Loss)과 에너지 밸런스(Energy Balance)에 대해 알아봅니다.
2. 태양전지판의 진실: 100W 패널은 100W를 내지 않는다
지상에서 "이 패널은 100W짜리입니다"라고 팔지만, 이는 태양을 정면($90^\circ$)으로 바라볼 때의 이야기입니다.
위성은 궤도를 돌면서 자세를 계속 바꿉니다. 패널이 태양을 비스듬하게 보는 순간, 발전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집니다.
이것이 바로 코사인 손실(Cosine Loss)입니다.

- $P_{max}$: 스펙상 최대 발전량 (태양 정면)
- $\theta$ (입사각): 태양광과 패널이 이루는 각도
- $0^\circ$ (정면): 100% 발전
- $45^\circ$ (비스듬): 70.7% 발전 ($\cos 45^\circ \approx 0.707$)
- $60^\circ$ (측면): 50% 발전
- $90^\circ$ (완전 측면): 0% 발전
즉, 위성 설계를 할 때는 "평균적으로 태양을 몇 도 각도로 보느냐"를 반드시 계산해야 합니다.
3. 공포의 30분: 식(Eclipse) 구간
지구 저궤도(LEO) 위성은 약 90분마다 지구를 한 바퀴 돕니다. 그중 약 30분(30% 이상)은 지구 그림자에 가려져 태양 빛이 전혀 닿지 않는 식(Eclipse) 구간입니다.
- 낮 (Sunlight): 태양전지판이 전기를 만듭니다. 위성을 돌리고 남는 전기는 배터리에 저장합니다.
- 밤 (Eclipse): 발전량이 '0'입니다. 오직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로만 버텨야 합니다.

이때 배터리가 바닥나면 위성은 꺼집니다(Black out). 다시 낮이 되어도 부팅되지 않을 수 있는 치명적인 상황입니다.
4. 에너지 밸런스 (Energy Balance)
그래서 엔지니어는 "한 궤도(90분) 동안 번 전기가 쓴 전기보다 많은가?"를 증명해야 합니다.
단순히 발전량 총합이 많다고 끝이 아닙니다. 배터리 잔량(SoC: State of Charge) 관리도 중요합니다.
- DOD (Depth of Discharge, 방전 심도): 배터리를 얼마나 깊게 썼는가?
- 위성용 배터리는 수명을 위해 보통 DOD 40% 이하 (즉, 배터리를 60% 이상 남겨둠)로 사용하기를 권장합니다.
- 만약 밤마다 배터리를 90%씩 써버린다면? 배터리 수명이 몇 달 못 가서 죽어버릴 겁니다.
5. 마무리: 이론을 시뮬레이션으로
전력계 설계의 핵심은 "최악의 상황(태양각이 안 좋고, 식 구간이 길 때)에도 배터리가 60% 이상 남아있는가?"를 확인하는 것입니다. 손으로 계산하기엔 변수가 너무 많습니다.
다음 글에서는 파이썬을 이용해 이 과정을 시뮬레이션해 보겠습니다.
위성이 궤도를 돌 때 태양각이 변함에 따라 발전량이 둥근 산 모양(Sine Wave)으로 변하는 모습과, 배터리가 충전되고 방전되는 사이클을 직접 그래프로 그려봅시다.
'우주공학 > SMAD 심화' 카테고리의 다른 글
| [SMAD 심화: 이론] 위성 카메라 설계의 진실: 기본 GSD를 넘어 회절 한계와 최적화까지 (1) | 2026.02.03 |
|---|---|
| [SMAD 심화 최종회] 끝은 새로운 시작이다: 위성 시스템 엔지니어(SE)의 길 (0) | 2026.01.28 |
| [SMAD 심화] 우주의 속삭임을 듣다: 통신 링크 버짓(Link Budget)과 잡음(Noise)의 전쟁 (0) | 2026.01.27 |
| [SMAD 심화] 위성 고문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: AIT와 환경 시험 (0) | 2026.01.26 |
| [SMAD 심화] 우주에서 길을 찾는 법: 델타브이($\Delta V$)와 호만 전이(Hohmann Transfer) (0) | 2026.01.26 |